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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2013

조성우 변호사의 ‘을’을 위한 행진곡]乙이 甲에게 아이디어를 공개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5가지


조우성 변호사
1991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000~2003 서울중앙지방법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
2000~2003 ㈜로앤비 마케팅 이사 역임
1997~2013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소송부 파트너 변호사
2009~현재 ㈜e4B연구소 대표전문가
2013~현재 기업분쟁연구소(CDRI) 소장
※ 스타트업이나 1인 창업가의 경우 자신만의 아이디어(Idea)가 유일한 무기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Idea를 갑(甲)에게 공개(프레젠테이션)하는 경우 나중에 甲이 그 아이디어만 날름 가져가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을(乙)이 알아두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1> 프레젠테이션 출력물 곳곳에 ‘영업비밀’ 표시를 하라.

내가 발표하는 내용이 굳이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으려면 ①실제 가치 있는 정보여야 하고, ②회사 내부적으로 영업비밀로서 보호조치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일단 甲에게 제시하는 프레젠테이션 출력물 곳곳에 “본 제안서 상의 비즈니스 모델은 당사의 영업비밀로서 보호되고 있음을 이 제안서를 받아보는 분들은 충분히 인지합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甲이 乙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서도 나중에 乙의 제안과 유사한 모델을 런칭할 경우, 乙은 甲에게 내용증명을 보내서 “프레젠테이션 당시 배부했던 자료에 분명히 당사의 영업비밀이라고 표시된 모델을 우리 허락도 없이 사용한 것은 영업비밀침해행위다”라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2> 핵심 아이디어는 매뉴얼 형태로 만들어 두고 ‘Trade Secret’이라는 스탬프를 찍은 다음 보관하라.

나의 핵심 아이디어는 내부적으로 매뉴얼로 만든 후 ‘Trade Secret’(영업비밀)이라는 스탬프를 찍은 후 별도로 보관하는 외관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경우 내 아이디어가 영업비밀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내부적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면 법원은 영업비밀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내부적으로는 영업비밀 형태로 ‘객관화’해 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3> 가능하다면 甲으로부터 NDA를 받고서 PT에 돌입하라.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정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핵심적이고 유출되는 것에 위험성을 느낀다면 NDA(Non Disclosure Agreement ; 비밀유지약정서)를 제시하고 그 문서에 사인을 받은 다음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乙이 NDA 작성을 요구할 경우 甲 쪽에선 ‘차라리 듣지 않겠습니다’라고 나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乙에게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면 甲으로부터 NDA 사인을 받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甲으로서는 ‘어라? 도대체 뭐길래 이 정도의 배짱을 부리는 거지? 한번 들어보고 싶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오히려 이런 당당한 태도가 乙에게 또 다른 힘을 부여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NDA까지 체결하고 난 뒤에 내 비즈니스 모델을 무단으로 따라 할 경우에는 당연히 법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4> 자신의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 특허 출원하라.

아이디어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받는 본질적인 방법은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받는 방법인데, 현실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특허까지 받아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허란 원래 출원을 한 다음 나중에 ‘등록’되어야 완전한 권리로서 효력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출원만 된 상태’에서는 완전한 권리가 아니다. 단지 ‘나중에 완전한 권리로 발전할 수 있는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미래형 권리’일 뿐입니다. 하지만 실무상 보면, 아직 특허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제 아이디어는 현재 특허 출원 중이구요, 조만간 등록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하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 특허가 등록 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에 하나 등록이 된다면 그 비즈니스 모델은 그 사람이 독점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나중에 궁극적으로 등록을 받지 못하더라도 ‘출원’만 해 놓은 것이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작은 기업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다가 나중에 그 아이디어가 특허 등록되는 바람에 막대한 손해배상을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쉽게 따라하는 것에 부담을 느낍니다. 

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정말 사업 전개에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면 비용을 좀 들여서라도 변리사를 만나서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출원한 후 이를 여기 저기 공개하고 다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이트에 아이디어 핵심을 기재하고 날짜를 표시하라.

어차피 제휴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내 아이디어를 여기 저기 프레젠테이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사이트에 아이디어 핵심 내용을 기재하고 그 날짜를 표시해 두라. 일종의 저작권 표시를 해 두는 방법을 고려해 보기 바랍니다. 외부적으로 공개해야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받기도 만만치 않다면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내가 이 아이디어의 시발점(始發點)이라는 점을 밝히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나중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는 업체가 있을 경우, 저작권 침해(보통 아이디어를 따라 하려고 하다보면 그 설명 등에 사용되는 문구, 표현이 비슷할 가능성이 큰데, 이 부분은 저작권 침해로 공격할 여지가 있다)를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특히 내 아이디어를 도용한 업체가 대기업을 상대로 협업을 제안할 경우, 나는 그 대기업에 내 사이트 내용을 보여주면서, 이 아이디어의 원조(元祖)가 나임을 밝히면서 협상에 우위를 점할 수도 있습니다.


조우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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